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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

뉴 메탈

by 모던0117 2023. 11. 27.

분노 섞인 랩과 샤우팅. 뉴 메탈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이것보다 잘 설명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뉴 메탈에서의 '뉴'는 새롭다는 뜻의 NEW가 아니라 NU이다. Name Unknown의 약자인 NU이다. 뉴 메탈은 90년대에 나타난 얼터너티브 락의 흐름을 따라 메탈에 장르적 실험이 시도되며 파생된 얼터너티브 메탈의 결과물 중 하나였다. 간단하게 말하면 메탈과 힙합이 합쳐진 형태라 얘기할 수 있는데 메탈 본연의 샤우팅 창법과 힙합의 랩이 공존하며, 그 두 파트가 확연히 분리돼 있다는 게 포인트다. 처음엔 랩을 하다가 하이라이트에선 폭발적으로 샤우팅하고 그 후 다시 랩을 하고 이러한 방식이 뉴 메탈의 전형적인 구성이었다 그래서 초창기엔 랩 메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랩 메탈씬은 1992년 충격적인 앨범 커버를 내세우며 데뷔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이 구축했는데 밴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 그들은 자본주의와 체제에 대한 혐오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데뷔 앨범의 수록곡이었던 'Killing In The Name'은 이러한 RATM의 아나키스트 성향이 고스란히 담겨 반항과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해당 곡이 18년 뒤인 2009년 오디션 방송 엑스 펙터를 향한 리스너들의 반발심 덕분에 크리스마스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사례를 보면 그들의 상징성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랩 메탈 이후 본격적으로 뉴 메탈로서의 이름이 정착되는 과정은 밴드 콘의 영향이 지대했는데 그들은 랩 메탈에 스래쉬 메탈, 인터스트리얼 록과 같은 여러 락 메탈의 장르적 결합을 실험했었는데 그러면서 보컬 조나단 데이비스의 독보적이고 야수적인 그로울링 창법을 내세워 성범죄, 약물, 가정폭력과 같은 사회문제에 대한 직설적인 분노를 내뱉었다. 여러 장르가 조합된 복합적 성향과 사회 비판이 여과 없이 담긴 새로운 개념의 메탈을 바라본 평단은 해당 이름을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고 'Name Unknown Metal'말 그대로 '이름 불명의 메탈', 줄여서 Nu-Metal이라 불렸다.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RATM과 콘의 공통점은 가사의 주제에 있었다. 불만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확실히 분노하고, 반항하고, 울분을 토해내는 이러한 두 밴드의 감성은 뉴 메탈의 원천이자 뿌리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대중성만 찾던 글램, 헤비메탈과는 완전히 상반된 감성이었다. 뉴 메탈의 본격적인 전성기는 2000년 초를 넘어서며 시작되었는데 거기엔 두 밴드 림프 비즈킷과 린킨 파크의 비중이 컸다. 우선 밴드 림프 비즈킷은 콘이 우연히 클럽에서 발굴해 낸 뉴 메탈의 원석 같은 존재였었는데 그들은 메탈보단 힙합 쪽 색채를 더욱 강조해 스타일리쉬하고 패기 넘치는 느낌을 자아내었다. 그래서 10대 청소년들이 뉴 메탈에 입문하게끔 만든 일등 공신 밴드였다. 힙합스러운 패션과 타투, 피어싱 같은 아이템들로 10대들에게 자유분방함과 반항심을 설파했고 그렇게 2000년엔 3집의 흥행과 '미션 임파서블 2'의 주제곡까지 맡으며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사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턴 뉴 메탈의 장르적 한계에 부딪혀 천천히 하락세를 겪게 되었다. 뉴 메탈의 장르적 한계란 음악이 들으면 들을수록 다 비슷하게 들리고 쉽게 물린다는 점이다. 똑같은 내용의 랩과 단순한 곡 구성이 주구장창 반복되다 보니 장르의 신선함이 오래가지 못했었다. 하지만 린킨 파크 같은 경우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들은 뉴 메탈의 장르적 한계를 깨부수며 밴드의 명성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린킨 파크는 2000년 당시 1집 'Hybrid Theory'를 발매하며 뉴 메탈 씬에 혜성같이 등장했었는데 해당 앨범은 2001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기록을 세우며 신인 밴드로선 역대급 파장을 일으켰다. 등장과 동시에 선배 밴드들을 제치며 뉴 메탈의 새로운 상징으로 부상했었다는 것이다. 하락세를 겪던 림프 비즈킷과는 달리, 2집 'Meteora'와 이후의 앨범들도 우후죽순 성공을 이뤄내며 뉴 메탈의 한계점을 가볍게 깨뜨렸다. 그 비결은 바로 메인 보컬과 랩 담당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고작 랩과 보컬 담당이 따로 있는 게 비결이라고 한다면 의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당장에 혼성 뉴 메탈 밴드 에반에센스 또한 보컬과 랩 담당이 따로 있는 형태였다. 다만 린킨 파크는 그 서로 간의 완급 조절이 곡마다 전부 달랐다는 것에 집중하여야 한다. 랩 파트의 마이크 시노다와 보컬 체스터 베닝턴의 비중 분배가 핵심이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Given Up'처럼 랩이 배제된 채 체스터의 폭발하는 샤우팅이 메인이 되는 곡도 있고 'Faint'와 'Bleed It Out'처럼 랩 파트 비중을 확 늘려 시노다의 시원한 랩이 메인이 되는 곡도 있고 혹은 'Somewhere I Belong', 'Papercut', 'Lying From You'같은 곡들처럼 보컬과 랩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변화무쌍한 음악 구성은 되려 기존 뉴 메탈 팬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었지만 어떻게 보면 린킨 파크가 갖춘 이 음악적 태도야말로 뉴 메탈의 정수와도 같은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애초부터 장르들의 결합을 통한 실험적 성격이 강한 장르였으니 뉴 메탈이라는 울타리 자체에 안위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들 음악의 구성, 형식 변화를 추구했다는 것이 지금의 린킨 파크 명성을 만들어준 원천이었단 얘기다. 체스터 베닝턴이 세상을 떠난 지금의 린킨 파크가 여전히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럼에도 여태껏 자신들이 해왔던 음악, 변화구들을 계속해서 추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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